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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치 레포트 4호 [2017년 8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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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말

장혜원(hodujang@naver.com)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의 주인공 모모는 이탈리아 어느 도시에서 사람들의 시간을 뺏는  사람들과 싸운다. 회색양복을 입은 신사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희한한 계산법을 보여주며 시간을 저축하라고 한다. 자신들에게 시간을 맡기면 이자에 이자를 붙여 나중에는 엄청난 시간을 쓸 수 있다고 속이는 회색양복 신사들에게 사람들은 자신들의 시간을 기꺼이 맡기고 있었다. 시간을 저축하면 더 부유해지고 행복해질 거라고 믿었던 마을 사람들은 오히려 시간을 저축할수록 바빠졌고 불행해졌다.

 

사람들은 시간을 저축할 때마다 다른 것을 잃는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무도 인생이 점점 가난해지고, 더 어두워지고 단조롭게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삶 그 자체이며, 삶은 인간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사회학자, 한동우, 2017, [기획주제2] 노동이라는 신화와 생활세계의 탈환, 참여연대[1]

 

8월은 휴가의 달 입니다. 올해 잡 코리아 직장인 설문 조사에 의하면 조사대상 1 2백여명의 직장인 중 40% 가량이 올해 여름 휴가계획을 7월 마지막 주와 8월 첫째주에 계획 중이라 밝혔습니다. (잡코리아, 2017 여름휴가 계획 설문) 올해 7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여행객이 10 9천여명에 달하는 인원에 달했습니다. 이처럼 한국 고용문화내 '7 8'라는 단어가 생겨날 만큼 대부분 직장인은 8월을 맞이하며 여름 휴가를 떠납니다.

휴가(vacation)의 어원은 '비운다'의 의미인 라틴어 바카티오(Vacatio)에서 유래합니다. 1 4분기중 3분기를 일과 학업 그리고 생의 전선으로 열심히 채워진 삶을 다독이며 그 채움의 일상에서 잠시 비움의 휴식을 갖는 시기가 8월 입니다. 고로 8월의 여름휴가는 현재의 물질 문명 산업 사회를 지탱하는 도시 혹은 산업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기간입니다. 낯선 세상으로의 여행을 통해 잊혀진 자신을 찾아내는 발견과 능동의 시간입니다.  이처럼 여름 휴가는 지치고 바쁜 일상을 견뎌온 우리사회 내 구성원이라면 모두가 누려야 할 권리로서 여가이며 충전의 기회입니다.

현대어 오락’(entertainment)의 어원이 된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 개념을 제시한 명상록의 저자 쓴 파스칼((Pascal, Blaise )모든 인간은 오락과 여가를 통한 활동의 의미를 찾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더불어 간의 모든 불행은 혼자 조용히 집에 있을 없기 때문에 생긴다 “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명상 있는 권리, 있는 권리는 채움으로 가득 비움의 시간을 통해 지친 내면을 다독이고 진정한 삶의 기쁨을 얻을 있는 인간으로서 권리 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휴가가 있는 삶을 살고 있을까요? 급진적 경제발전과 산업화 과정을 통한 양적 경제성장에 집중해온 우리사회는 개별의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8월의 휴가를 보장하고 있을까요? 4차 산업혁명의 발전과 확장으로 24시간 다 방향적 연결이 모든 사회체제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초연결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우리는 과연 삶과 노동의 분리가 가능해 졌을까요? 단절 될 권리, 다시 나로서 돌아갈 권리, 끊임없는 방황을 하는 존재로서 여행하는 존재, 호모비아토르(Hmo Viator)로서의 삶을 성취 할 수 있을까요? 휴가로서 권리, 여가로서의 시간을 통한 8월을 통해 휴가와 노동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공동체에서 휴가는 아직까지 모두에게 동등한 휴가의 권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첫째로 법정 근로시간과 법정 유급 휴가가 지켜지고 있지 않습니다. 국제기준에 의한 노동 시간을 먼저 살펴봅시다. 하루 8시간 주 540시간, 국제노동기구(ILO) 1953년 제 47호 협약으로 채택한 인간다운 삶을 살 기 위한 적정 수준으로 제시된 노동 시간 입니다. 노동기구(ILO) 협약에 의하면 경우 1년 근무시 최소 3주 연차를 권고하며 이중 2주는 연속하여 쓸 것을 권고합니다. 유럽 선진국가인 프랑스의 경우 만근 1개월시 법정 연차 37일이 보장되며 독일은 만근 6개월 이후 법정 연차 24일이 허용됩니다. 한국의 2011년 협약을 비준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 60조에 의하면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부여되는 유급휴가는 15일 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7월 국내 1000여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한 휴가 사용 촉진방안 및 휴가 확산의 기대효과보고서에 의하면 임금근로자 연차휴가 평균 15.1일 중 사용일수는 평균 7.9일로 52.3%의 사용률을 보였습니다.  OECD '2016 고용동향'에 의하면 2015년 기준 한국인 평균 노동 시간은 2 113시간으로 OECD 회원국 34개국 평균 2113시간으로 34개국 평균 1766시간보다 347시간 많았으며 전체 조사 대상국 중 멕시코(2 2 46시간)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2015년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 분석 결과 주 40시간 이상 근로한 자는 전체 경제활동 인구 중 1042만명으로 54.2%, 52시간 이상 불법적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노동자는 34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둘째로 휴가에 대한 노동자 별 차등 형태도 두드러집니다.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유급휴가 수혜율이 74.3%였으나, 비정규직은 31.4% 2배 이상 차이 납니다. (한국 노동연구원, 2016 비정규직 노동통계)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휴가 격차의 문제도 눈에 띄게 두드러집니다. 한국 경영자 총협회가 전국 535개 5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7년 하계휴가 실태조사’ 에 의하면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휴가일수, 여름휴가비 지급, 여름 휴가 복지수준에서 모두 대기업(300인 이상고용)이 중소기업(300인 이하)를 앞서며 고용회사 규모별 휴가에 대한 권리가 차등적으로 부여되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소득 별 휴가에 대한 권리도 차이 납니다. 서울시가 지난 6월 서울 거주 2만 가구와 외국인 2천 5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특별시의 도시정책지표조사결과에 의하면 월 소득 1백만원 이하의 가구 중 29.4%가 휴가를 다녀왔다고 응답한 반면 월 소득 500만원 이상 가구는 76% 이상 휴가를 다녀왔다고 답하여 소득분위별 휴가의 권리가 차등적으로 실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고용형태, 산업체 규모, 소득수준에 따라 우리 공동체의 휴가에 대한 권리가 제각각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있는건 인간으로서 응당 쉴 수 있는 권리 조차 계층이 나뉘어져 있는 한국 사회의 불편한 현실입니다. 우리는 휴가 또한 사다리가 놓여진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사회제도가 포착하지 못한 구성원이 갖는 인식을 그리고 표현합니다. 언어는 존재의 인식을 담는 그릇이며 인식은 존재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살인노동, 과로자살, 과로사 등의 언어가 요즘 한국 사회를 부유하는 언어가 되었습니다. 작년 우정사업본부 우편 집배원 5명이 과로사, 올해 버스운전사 졸음운전 사고, 작년 구의역 노동자 사망사건 등이 언어를 담은 그릇이 됐습니다.  우리 사회는 과로사회를 넘어 과로 죽음의 시대적 언어에 갇혔습니다.

사회가 임금 중심으로 조직되어 개인 정체성이 시장이 복속되고 노동이 개인에게 내면화되는 점에서 <과로 사회>(2013) 저술한 사회학자 김영선은 장시간 근로와 노동에 갇힌 한국사회를 탈정치화, 보수화, 소비중독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급진적 산업화를 인생을 통해 증명해야만 했던 1950-1970년대 산업화시대의 부모세대가 일구어 놓은 국가주도 경제성장신화와 맞물려 돌아가야 했던 끊임없는 경쟁사회에 무핀적으로 놓여진 젊은 세대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은 노동 과로 되고 다시 죽음 되는 경험이며, 최소한의 휴가 혹은 휴식마저 계급 차별 나뉘어진 서로에 대한 우울과 피로 입니다. 삶의로 서의 노동과 존재 로서의 휴식이 인간을 노동자 구성하고 사회를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구조화 한다면 우리의 , 신분, 구조는 노동과 맞물릴 밖에 없습니다. 노동자라는 페르소나와 노동자를 통한 임금의 획득과 이를 통한 소비의 영위와 휴가의 누림은 현재의 구조를 살아가는데 필수불가결한 요건입니다. 하지만 우리사회를 그려내고 있는 노동과 휴가에 대한 언어의 그릇은 크고 어둡기만 합니다.  

8월입니다. 모두에게 휴식에 대한 권리 부여되는 달입니다. 당신의 8월은 휴가의 맞습니까?



[1] 한동우, 2017, [기획주제2] 노동이라는 신화와 생활세계의 탈환, 참여연대 전문 : http://www.peoplepower21.org/Welfare/1514704




<목  차>


1. 권리로서의 여가
안성준

2. 헬조선에 온 걸 환영해: 헬조선의 노동이란
이주영

3. 아이히만 그리고 악의평범성
김명정

4. 한국사회와 대학 그리고 지식인
장혜원

5. 데이터과학에서의 데이터분석
한상훈

6.  한국 과학기술 정책 현주소
고경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