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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bits of the Heart: Individualism and Commitment in American Life(1996), Robert Bellah

   

이 유명한 책은 현대 미국인의 개인주의에 대해 다루고 있다.

여기서 개인주의는 평등주의, 개방성, 물질만능주의 등의 여러 특성들 중에 단순한 일면으로서가 아니라 현대 미국인들의 다른 모든 대표적인 특성들을 아우르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체계 혹은 세계관으로서 포착된 것이다.

이 책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하나의 단어로서 표현하면, 개인주의는 현대 미국인들의 가장 주된 언어이다.

언어, 즉 그들이 세계를 설명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이해하는 방식 자체를 결정짓는, 세계를 보는 방식, 평가하는 방식이며 그들에게 인지되는 세계 그 자체이다. 세계관, 가치관, 사고체계, 이념 등의 말로도 대체할 수 있고, 이 책의 제목처럼 마음의 습관(habits of the heart)'으로 표현될 수도 있다. '문화'를 교양 등의 특정 성격을 띤 것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 특정 공동체의 삶 전체를 가리키는 말로서 쓸 때의 문화와도 상통한다.

개인주의가 미국 사회만의 주된 언어 혹은 문화였다면 현대 사회의 특성을 살펴보려 하는 이번 테마 안에 굳이 이 책을 유명하다는 이유만으로 포함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식을 하든 못 하든, 인정을 하든 안 하든 전 세계에 걸쳐 있는 현대 사회(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을 포함한)'에 미국이 끼친 영향은 실로 막대하며, 우리가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미국의 physical한 언어인 영어, English를 배워온 것 이상으로, 우리는 미국 영화로 대표되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국의 문화와, 그들의 주된 언어개인주의를 학습하며 자라왔고, ‘개인주의는 또한 우리의 언어가 되어 있다.

여러분과 내가 스스로나 타인이 마땅히 그렇게 언행하고 사고하리라 기대하는 일말의 의심의 여지도 없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세계관그것이 문화이고, 내가 여기서 말하는 언어이다.

 

개인주의는 단순히 미국인들이 개인 생활에만 몰두하느라 공적 참여가 저조해진다는(가장 명시적인 예로는 투표율의 하락,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같은) 가장 단편적인 문제 외에도 개인들의 경제뿐 아니라 가장 개인적인 것으로 보이는 개인의 정체성, 주체적인 개인의 운명의 문제에까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 저자들이 개인주의를 원톱 주제로 설정한 이유이다.

먼저 우리 한국 사회에서도 요즘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 불평등 문제라는 측면을 보자. 어느 나라보다 가장 잘 사는 사람과 가장 못 사는 사람 간의 격차가 크고, ‘교외의 엘리트 주거지역에서 안전하게 사는 상위계층, 말할 수 없이 암울한 주거환경에 격리되고 흔히 폭력적인 하위계층, 현상을 유지하려고 미친 듯이 노력하는 덫에 걸린 불안한 계층으로 묘사된 미국의 경제 현실은 바로 오늘 우리의 뉴스에 나온 내용이라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한국의 실정과 유사하다.

이러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고, ‘번영을 방해하는 경제놀이의 규칙의 변화에도 이에 대항하는 대중적 항거가 이상하리만치 적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를 물으며 저자들은 경제적 성공이나 실패는 남자든 여자든 각 개인만의 책임이라는공유된 개인주의 신념에 주목한다.

개인주의의 자유적 이념은 공평무사한 경제나 복지사회가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가장 잘 발달될 수 있는지에 대해 토론하는 것조차 어렵게만든다. 뿐만 아니라 과거 미국의 역경을 극복하게 해준 다른 문화적 전통들이 아직도 미국의 제2의 언어로 남아있긴 하지만 과거 개인주의와 균형을 이루고 있던 위치에서 개인주의라는 제1의 언어에 크게 밀려있는 현실에서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실용주의적 개인주의'와 '표현적 개인주의'라는 두 갈래를 가진 미국 제1의 언어인 개인주의에 대비되는 제2의 언어는 성경주의적 민주공화사상(Biblical Republicanism)’으로 소개되고 있다.

민주공화주의와 성경주의 종교는 공통의 대의명분을 일깨운다. 성경적 가르침은 '서로를 형제적 우애로 위로하고 다른 사람이 필요한 것을 제공하기 위해 사치를 줄이고, 서로를 즐기며, 다른 사람의 처지를 내 것인 양 돌보고, 같이 기뻐하며 같이 슬퍼하고, 같이 일하고 고통을 나누며, 사회를 앞세우되 한몸처럼' 대할 것을 명한다. 또한 민주공화주의에서 개인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회피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며, 진정한 자유는 사회적 본능을 거부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인으로서 중요한 몫을 하는 충성심으로 그것을 성취시키는 것, 즉 삶에서의 좀 더 넓은 동료애에 공헌하는 공통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라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동료 시민의 복지와 공통의 행복을 책임지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는 개인자율을 최우선으로 두며 전근대 시대의 낡은 전통과 관습으로부터 해방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공공의 복지를 위한 헌신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비기독교인인 미국인들에게서(저자들이 지적하듯이 그들이 자신들의 그렇게 하는 마땅한 이유를 설명할 언어를 찾을 수는 없지만) 흔히 발견된다.

기독교적 유토피아 건설이라는 목적 하에 청교도 정신으로 시작되어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태어났다는 공화주의적 독립선언문과 함께 건립된 미국 사회에서 성경주의적 민주공화사상은 제2의 언어로 크게 강등되었을지언정 여전히 미국인들의 마음의 습관에 뿌리깊이 남아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2의 언어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고, 대안적 언어를 찾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되고 있지만 한국 사회와 비교해보면 그라도 본받아야 할 정도의 수준인 것이 현실이다.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 마크 주커버그로 대표되는 미국의 부자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사회에 기부하는 모습은 체면치례 정도의 최소한만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한국의 재벌들이나 부유층과 현격한 대조를 이룬다. 부자들뿐만 아니라 중산층이나 서민에 있어서도 현실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개인들의 도덕성의 차이는 단순히 각 개인의 품성의 차이로만 인식될 뿐 그들이 물려받은 사회의 문화적 자본이라는 피하에 위치해 보이지 않는 실체는 건드려지지 않는다.

 

한국 사회도 기독교가 상당히 강하다는 점은 차치하고 우리에게도 미국의 기독교 전통에 해당되는 도덕적인 유산이 분명히 존재했고, 8,90년대까지만 해도 사회의 모습과 사람들의 살아가는 양태는 온정이나 이타적인 도덕적 측면에서 지금과 분명 심원한 차이를 보인다.

나는 이것을 탈근대적, 즉 포스트모던한 현대적 특성으로 파악하고 있다. 향후 포스팅을 전개해가며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 갈 예정이다.

 

이번 포스팅은 <미국인의 사고와 관습: 개인주의와 책임감>이란 제목으로 번역된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에 대한 첫 번째 글로, 미국인들의 '언어'이자 '마음의 습관'으로서의 '개인주의' 부분을 간단하게나마 다루어 보았습니다.

다음 주엔 각 영역별로 보다 구체적인 내용과 더불어, ‘엘리트, 대표성에 대한 글을 쓸 계획입니다.

우리가치에 게시하는 글로는 처음 써보는 것인지라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아도 혼자 느끼는 어색함 플러스, 대학원 졸업 이후 약 2년 만에 글을 써보는  것인지라 여러 부족함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럼 이만..

  • ?
    Richard 2016.03.25 09:38
    포스팅 안에서도 이야기하셨듯이 한국 사람들도 역시 자신에게 생긴 일에 대하여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경우가 참 많죠. 그에 대한 대안의 언어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지 우리 모두가 생각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실 많이 생소한 내용인데, 앞으로의 포스팅이 더 기대가 되네요 ^^
  • ?
    gloria 2016.04.26 02:30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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