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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에 온 걸 환영해1: 헬조선의 노동이란


 


이주영 (포스트모더니즘과 한국사회, 7pioneer7@daum.net)


 


우리나라에 연소득 6천만원 이상인 사람이 얼마정도 될까요? 6천만원이면 일반적으로 상당히 높은 고소득으로 인식되는 연봉입니다. 한국노동연구원에서 2015년 국세통계연보를 통해 20세 이상 인구의 근로소득, 재산소득, 사업소득 등을 합한 개인소득 분포를 분석한 결과[1], 6천만원 이상의 연소득을 올리는 사람은 놀랍게도 263만 명이나 됩니다. 2,630,000,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역시 그래도 잘 사는 나라라는 생각과, 그럼 나만 가난한건가(ㅋㅋ) 하는 생각을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숫자는, 특히 일상의 인지 범위를 넘어서는 숫자는 사람을 속이기 쉬운 것 같습니다. 만 명도 십만 명도 많은데 백만 명은 듣기만 해도 굉장히 많은 사람으로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 수는 우리나라 개인소득자 2,660만 명 중 10%(정확히는 9.9%)에 불과합니다.



그럼 이번엔 우리가 상식적으로 최저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있는 연봉 2천만원 이하의 소득자는 얼마나 될까요? 이번에도 놀라운 결과인데 무려 60%에 달합니다. 정확히는 59%인 이 사람들은 1,584만 명입니다. 15,840,000. 앞서 6천만원 이상을 버는 사람의 6배죠. 최저 마지노선쯤으로 잡고 있던 금액이 한국인들 과반수가 불금만 기다리며 뼈빠지게 일 년 내내 일하며 버는 평균 수입이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천만원 미만을 버는 사람이 가장 큰 비율인 38%, 즉 거의 40%를 차지하며 천만 명이 넘는다는 사실(1,022만명)이었습니다. 2015년의 최저임금은 5,580원이었는데 월급으로는 약 110만원, 1년을 중단 없이 일할 경우 연봉은 1,320만원입니다.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미 준수율은 2016년 기준 14%, 10명 중 1명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며 일한다는 것과,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악명을 떨치는 한국에서 짧은 계약기간 때문에 지속적으로 근속이 단절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IMF 시절을 능가하는 고공실업률 가운데 그나마도 구하기 힘들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들이 이 천만 명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헬조선의 곳곳을 한 번 둘러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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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한국인의 현실 연봉 (2015)


 


사회의 첫발은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우리나라의 전체 실업률은 3.6%[2]입니다. 3%대의 실업률은 사실 거의완전고용하의 자연실업률로 부르는, 더 낮아질 수 없을만큼 낮다는 실업률입니다. 통계상의 눈가림을 따지는 것은 차치하고 우선 이러한 명목상 실업률도 청년 실업률로 오면 9%가 넘으며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것을 아래 [그림2]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통계상 실업자로 구분되지 않지만 공시생, 취준생, 알바생 등, ‘잠재 경제활동인구라는 이름으로 분류되는 이들까지 포함하면 청년 실업률은 23.4%로 부쩍 오릅니다. 사람들이 통념적으로 생각하는 실업자는 학교는 졸업했지만 직장이 없는, 그렇다고 결혼과 육아 등의 사유가 있는 것도 아닌 사람들일텐데, 23.4%체감실업률이 실제 청년 실업률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림2] 한국의 명목상 실업률 추이 (2008~2017)


  통계청에서 한국의 청년층 15~29세의 937만 명을 대상으로 최종학교 졸업 및 중퇴 이후 미취업기간을 조사한 결과[3], 44%의 청년인 65만 명이 1년을 넘는 미취업기간을 보냈고, 그 중 3년 이상인 경우는 15.5% 23만 명이나 되었습니다. [그림3] 미취업기간 중 주된 활동은 취업교육과 시험준비(39%), 구직활동(13%) 52%로 생각보다는 적었고, 육아와 가사 15%를 합한 66% 외에 34%(5백만 명)그냥 시간보냄그 외가 각 17%씩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경제사회발전 노사정 위원회에서는 대졸 이상 청년 중 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1/4에 달한다고 보고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그 원인으로 지적한 바 있습니다. [4] 그와 더불어 아예 노동시장에 진입하기조차 어려운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을 거듭한 끝에 구직의지를 상실하게 되는 경험들이 5백만 명의 청년을 설명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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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최종학교를 졸업 혹은 중퇴한 청년의 미취업기간 (2017 5)


 


내가 이러려고 취업했나


 


1)저임금


  청년들은 첫 취업까지 평균 11.6개월, 1년이 걸려 드디어백수 탈출에 성공하지만 평균 1 7개월을 일하고 다시 백수로 회귀합니다. ‘계약만료(11%)’, ‘직장휴업, 폐업 등(3%)’의 비자발적 사유로의 퇴직은 14%에 불과하고, ‘개인, 가족적이유(13.5%)’, ‘전공, 적성 등이 안 맞아(6.3%)’등의 개인적 이유가 20%, ‘근로여건 불만족(49%)’, ‘전망 없어서(8%)’ 등 열악한 근로조건이 57%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청년들의 근로조건은 정말 열악할까요 아니면 고생을 모르고 자라 배부른 투정을 부리고 있는 것일까요? 첫 직장에서 200만원 이상의 월급을 받은 비율은 16%에 불과했고, 84%의 청년은 월급 200만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150만원 미만이 54%로 과반이 넘어 청년 과반수는 150만원도 되지 않는 월급을 받고 있었습니다. 근무형태는 전일제 근무가 82%였으니 짧은 시간만 일했기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괜찮은 편이라고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임금의 시작점인 300만원 이상의 월급을 받는 청년은 2.3%에 불과했습니다. 주변에 보면 대기업 다닌다는 지인 얘기를 듣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닌데, 2.3%라도 이들이 95천 명이나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97.7%의 청년은 3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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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청년들의 첫 직장 월급


 


2) 고용의 불안정성


 


  임금만 문제가 아닙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 따르면[5] 대졸 청년의 2/3는 비정규직으로 취업합니다. 비정규직으로 근무한다는 사실은 저임금을 의미할 뿐 아니라 그 저임금이라도 6개월, 1년 후에 받을 수 있을지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른 직장을 찾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설령 계약이 계속 연장되는 구조라고 해도 근속 경력이 길어짐에 따라 정규직에게는 자동적으로 따라오는 월급 인상이 없는 경우가 거의 다입니다. 전체 세대에서 비정규직 규모는 50%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6] 비정규직이라는 사회적 무시와 직장 내 대놓고 하는 정규직과의 차별과 인격모독은 덤입니다.


 


3) 장시간 근로


  잡코리아의 직장인 1,32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의 주당 평균 실제 노동시간은 53시간이었습니다[7]. 오전 9시에 출근해 저녁 6시까지 일하는 일반 근무 모델은 하루에 8시간, 주당 40시간을 일합니다. 주당 53시간 근무를 하려면 초과 13시간을 평일에만 일한다고 할 때 주중에 매일 저녁 9시까지 일하고, 하루만 조금 일찍 저녁 7시에 퇴근을 하는 것입니다. 직장인들의 피로 강도를 묻는 질문에는강하다는 답변이 76%로 거의 80%에 달했고, 약하다는 답변은 0.8%로 거의 없었습니다. 피로의 이유 1위는잦은 야근(25%)’이었습니다.


  저도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에야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말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원래 대부분의 한국 젊은이들처럼 저녁까지 공부하고, 아르바이트 등 여러 일을 하는 데 익숙한 사람인지라 회사에서 저녁에도 일하는 야근을 그와 비슷한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운 좋게 거의 매일 칼퇴를 하면서도, 매일 일어나자마자 잠이 덜 깬 상태로 출근지옥에 시달리며 회사에 가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회사일을 하다 날이 저물 무렵에야 회사를 나서 서너 시간 쉬다 잠들고 일어나자마자 또 회사를 가며나를 잃어가는 느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주 40시간도 아닌 53시간 이상을 일해 서너 시간의 휴식도 허락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 생활이 언제 끝날 거라는 기약도 없이 계속 이어진다면 다른 수많은 사람들은 그 삶을 어떻게 버텨내고 있는 것인지 경이로울 정도였습니다.


  지난 4 30살의 9급 공무원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4년간 시험을 준비해 모두가 부러워하는 합격의 기쁨을 맛본 청년은 어린시절부터 한 번도 부모에게 걱정을 끼친 적도 없었다고 합니다. 지나치게 과중한 업무로 인해 자정이 넘는 근무는 일상이었고, 주말까지 일하기 일쑤였던 현실에 매우 힘들어했다는 것이 아무런 유서도 남기지 않고 30살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뜬 9급 공무원 청년의 자살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삶보다 더 나은 삶이 가능할 것이라고는 도저히 꿈꿀 수 없을 때, 그리고 현재의 삶이 아무리 애를 써보아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것일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4) 헬조선에선 가장 싼 게 사람 값


  한국은 산업재해 사망자 비율이 OECD 국가들 중 1위인 나라입니다.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투자할 비용이 노동자의 목숨 값보다 비싸게 인식되는, 더 귀한 것으로 여겨지는 나라이기 때문이죠. ‘구의역 김군사건을 모두 들어보셨을 겁니다.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 고장을 수리하던 김군은비용문제 때문에 인력을 외주화하고 감축한 어른들 탓에 2 1조 근무원칙을 지킬 수 없었고, 19살의 어린 나이에 지하철에 치여 목숨을 잃습니다. 항상 바쁜 업무에 쫓기며 여기저기 지하철 역을 이동해가며 스크린도어를 고치는 탓에 늘 간단히 끼니를 떼우던 컵라면 하나가 그의 공구가방에 들어있던 마지막 유품이었습니다. 김군의 월급은 160만원, 세금 등을 떼면 144만원이 실수령액이고, 그 중 100만원을 대학에 가겠다고 저축을 했다고 합니다. ‘인간의 존엄성이 말로만이 아니라 실재하는 나라에서 김군이 태어났었다면 김군도, ‘아이를 책임감있게 키운 것이 가장 후회된다우리 애가 그렇게 잘생겼었는데, (사고 후 모습을 보니) 알아볼 수가 없다고 울부짖던 어머니도 행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헬조선에서는 사무직이라도 함께 일하는인간들에 의한 재해를 피하기 힘듭니다. 한국심리학회의 수도권 소재 대기업 및 중소기업 사무직 종사자 23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8]에 따르면 남자 집단의 16.5%, 여자 13%의 직장인이매일 괴롭힘을 당한다고 보고했습니다. ‘한달에 한 번 이상직장 내 왕따, 괴롭힘을 경험하는 비율은 남자의 경우는 60%, 여자는 47%로 과반수 이상이었습니다. 10명이 모이면 한 명을 괴롭히는, 그것도 매일매일 그러는 사회, 그곳이 바로 헬조선입니다. 프랑스는 2002년 직장 내 정신적 침해를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고, 독일에서는 피해자가 사용자에게 적절한 보호조치를 요구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는 물리적으로 신체에 위격을 가해 손상을 일으키는 폭력이나 사고와는 달리 정신적 괴롭힘은 공감 능력이 뛰어난 경우가 아니라면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파괴성을 우습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가 너무 유약하거나 예민해서, 혹은 주변의 가해자들로부터 그런 괴롭힘을 당할 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며 도리어 피해자에게 2차적 폭력을 가하는 경우까지 빈번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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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5] 고 김홍영 검사



  여기에서 제 마음으로 기억하는 많은 아픈 사례들 중 하나를 나누려 합니다. 김홍영 검사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시를 패스하고 사법연수원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얻어 검사가 된, 훌륭한 인격과 준수한 외모로 친구와 동료들에게 인기도 좋던 그야말로엄친아의 표본인 33살의 젊은이였습니다. [그림5] 물론 검사생활은 일분일초를 쪼개 하루 24시간을 아껴가며 주말도 없이 사시패스를 위해 죽도록 공부하던 고시생 시절만큼이나 밤낮도 휴일도 없이 일해야 할만큼 과중했지만 그는 검사로서의 자부심과 넘치는 의욕으로 오히려바쁜 생활이 행복하다고 미소짓던 대한민국의 빛나는 미래였습니다. 그런데 모든 검사들이 선망하는 남부지검에 발령받아 일하던 김 검사가 충격적이게도 2016 5월 자살하고 맙니다.


 

  검찰에서는 단순한업무 과다로 인한 스트레스로 사건을 서둘러 종결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지인들과 부모님의 노력으로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른 진실은 그의 직속상관인 부장검사가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으로 김 검사를 극도로 괴롭히며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밤샘 근무도 일상인 대한민국 검사생활을 충실히 힘차게 감당하던 김홍영 검사는 2016 2월 김대현 부장검사를 새 상관으로 맞게 되고부터 가까운 지인들에게 극도의 고통을 호소하며 한 달만인 3월부터죽음을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매일 욕설을 먹으니 자괴감이 든다. 죽고 싶다”, “행복하고 싶다. 열심히 살았는데 왜 점점 더 힘들어 질까.” 부모님과 가까운 지인들을 생각하며 김 검사는 어떻게든 견디고 극복해내기 위한 사투를 벌였지만 극심한 스트레스로 귀에서 피가 흐르는 지경까지 이르게 됩니다. 결국 5, ‘병원에 가고 싶은데 갈 시간이 없다는 글을 남기고 김 검사는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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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6] 눈물로 호소하는 고 김홍영 검사의 어머니 


 

  김홍영 검사를아꼈다는 김대현 부장검사는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으며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긴 생각해보면 그 정도로 시체와 같이 굳어서 썩어버린 마음과 양심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그토록 타자의 고통에 무감각하며 정말끝까지괴롭힐 수는 없었을 터이니 오히려당연한 일인 것 같기도 합니다. 다행히 이 문제가 크게 이슈화되며 부장검사는 그동안 폭언 등의 행위로는 해임된 역사가 없는 한국 검찰에서단순 괴롭힘으로 최고 수준의 징계인 해임을 당하는 최초의 사례가 되었습니다. 가해자가 해고를 당했다고 한들 가장 사랑하고 너무도 자랑스러운 삶의 희망이었던 아들을 잃고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알게 된 김홍영 검사의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조금의 위안밖에는 될 수 없겠지만 아들의 친구들과 후배들은 아들과 같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검찰 내에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가장 무서운 폭력은 신체를 망가트리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망가트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타인을 폭력적인 언행으로 죽여가면서도 죽을 만큼의 물리적 폭력을 가한 것은 없으니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 나라를 헬조선으로 만들었습니다. 자신이 당한다면 더 크게 괴로워하고 분노했을 텐데 타인의 입장에 자신을 놓고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렸거나 아예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죠. 김홍영 검사가 고등학생이던 시절 경제적 곤란으로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는 같은 반 친구 두 명을 위해 선생님을 찾아가 꾸깃꾸깃한 1,000원짜리 지폐들과 동전들을 내밀며친구들을 수학여행에 보내달라고 부탁했다는 일화를 보았습니다. 반의 모든 친구들이 다 가는 수학여행을 빈곤한 가정 형편으로 인해 가지 못하는 친구들의 그 비참하고 슬픈 심정을 그는 그 입장에 서서 생각해볼 수 있는 사람이었기에 그렇게 행동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너무도 아깝고 안타까운 고인과 그를 사랑했던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착한 사람들이 똑같은 악마로 변해가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까지 떠나고 싶던 나라가 내 조국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며 제 마음에도 슬픔이 가득찹니다.


 


헬조선 탈출 가능?

 


  평생 계속될 것만 같던 학생 시절도 때가 되면 끝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기 다양한 모습의 노동자가 되어 하루의 가장 많은 시간을 일터에서 보내게 됩니다. ‘노동이란 멀리 있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이며, 각자가 경험하는노동의 질은 우리 삶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입니다. 먼저 생계 수단이자,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쓰잘데기 없는 잉여가 아닌그래도 쓸모 있는 존재로서의 자아상 정립을 위한사회적 생존 필수품’으로서 우리에게는 직업이 필요합니다. 청년 4명 중 1명이 실업자이며, 직업을 구해도 언제 그것을 잃을지 모르는 위태로움 속에서 늘 불안해야 하는 비정규직이 이 나라의 절반을 차지하는 나라에서 사람들은 행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규직, 비정규직을 떠나 한 주에 평균 53시간, 직장에서 하루 종일 진을 쏟다 퇴근해 잠깐 집안일 등을 하고 씻고 잠들고 또 일어나 출근하는 생활을 쳇바퀴처럼 반복하면서 연봉 2천만 원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 60%일 때 미래를 계획하는 것은 언감생심, 살인적 물가 하에서 현재 기본적 생존도 버겁습니다. 거기에 그 일터에서 온갖 산업재해와인간재해까지 당한다면... 그 삶을 계속 붙들고 있는 것이 얼마나 힘에 겨운 일일지 생각해봅니다. 우리나라가 OECD 자살률 정상의 자리를 13년째 내려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다른 여러 요인도 있겠지만 이러한헬노동환경에서 기인한 바도 상당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달라질 수 있을까요? 누구도 쉽게 단언할 수 없는 문제지만 저는 그 답을전태일이라는 22살의 청년에게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태일은 가난 때문에 국민학교 4학년까지밖에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자신과 가족의 입에 겨우 풀칠을 하기 위해 여러 일을 전전합니다. 그러다 17살 청계천의 평화시장에서 재봉사의 보조원으로 취직했고, 18살에는 마침내 재봉사가 됩니다. 그렇게 자신은 비교적 안정된 처지가 되었지만 전태일은 주변에시다’(보조)로 일하던 13~17세의 어린 소녀들이 주말도 없이 하루 14시간씩 환기도 되지 않는 방에서 졸음을 좇는 주사를 맞아가며 일을 하고, 폐병에 걸리면 바로 해고당하던 비참한 현실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청년 전태일은근로기준법을 공부하기 시작하고, ‘바보회라는 노조를 조직하고, 폐렴에 걸려 해고된 여성 노동자를 돕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본인도 해고를 당하고 맙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노동청, 서울시, 청와대 등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고 하지만 역시 좌절만을 맛보게 됩니다. 그럼에도 1970년 근로기준법이 사문화되어있는 현실을 고발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화형식을 계획한 시위를 벌였고, 그 과정에서 경찰의 방해로 이 시위도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22살의 전태일은 준비한 불을 자신의 몸에 붙입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그가 불에 타며 절규한 외침은 그동안 그의 거듭된 호소에도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언론과 정부 및 지식인과 대중들을 돌려놓게 됩니다. 그는 곧 숨을 거두지만정기 건강 진단’, ‘일요일 휴무등 오늘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노동자의 권리들을 그는 우리들에게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의 죽음으로 각성된 노동계와 지식인 등으로 인해 한국의 역사를 바꾸게 됩니다.


  우리가 전태일 열사처럼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하자고 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한국 노동사나, 세계 노동사를 보면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경악할만한 인권 유린들이 만연하던 과거가 있었고, 전태일 열사처럼 그것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며 싸운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대부분은 당시에는 실패를 거듭하고, 최후에도 실패로 끝납니다. 그런데 그것들이 씨앗이 되어 예상치 못했던나비효과를 가져오며 역사가 바뀌고 그것이 거듭되어 오늘날의 발전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도저히 안 될 것 같고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데, 계란으로 자꾸 끝없이 치다보면 결국 바위가 깨집니다. 저는 역사에서 그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치는 사람이 없는 동안에는 당연히 개선은 없습니다. 몇 십 년이든, 몇 백 년이든.


 


 


참고문헌


 


<학위논문>


김유선, (2015). 한국의 노동 2016.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홍민기. (2017). “소득불평등.” [노동리뷰],


 


<신문기사>


매일경제, (2017.7.6). 직장인 절반 주기적 왕따출근길이 두렵다.


동아일보, (2017.6.16), “법정 근로시간 줄어도 내 근무시간은 줄지 않을것” 66%.


내일신문, (2017.4.19). ‘노동시장 이중구조, NEET족 증가 원인’.


매일경제, (2017.7.12), ‘청년 4명중 1명 실업자, 청년 체감실업률 역대 최고치’.


 


<기타자료>


통계청. (2017), ‘2017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


 


 




[1] 홍민기. (2017). “소득불평등.” [노동리뷰], pp. 11-15.

[2] 통계청. (2017), ‘2017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

[3] 매일경제, (2017.7.12), ‘청년 4명중 1명 실업자, 청년 체감실업률 역대 최고치’.

[4] 통계청. (2017).

[5] 내일신문, (2017.4.19). ‘노동시장 이중구조, NEET족 증가 원인’.

[6] 김유선, (2015). 한국의 노동 2016. 한국노동사회연구소.

[7] 동아일보, (2017.6.16), “법정 근로시간 줄어도 내 근무시간은 줄지 않을것” 66%.

[8] 매일경제, (2017.7.6). 직장인 절반 주기적 왕따출근길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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