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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경쟁시대 강대국 동맹 구조의 변화: 유지, 균열 또는 강화

 

이진원(평화안보·영문학, leestar188@gmail.com)

 

 

근대 국제정치체제 속에서 다수의 국가들은 자국의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서 ‘동맹’이라는 전략을 꾀하여 왔다. 이는 절대적 패권국가 혹은 자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국가에 대응하기 위해서 타 국가와 군사동맹을 도모하는 전략이다 (전재성, 2009). 동맹전략은 결국 국가 간의 ‘세력균형’ 추구와 맞닿아 있다. 각국은 자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에 편승(bandwaging)하기보다는 동맹을 맺음으로써 세력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으며 (Walt, 1985), 이 같은 경향성은 강대국들이 자국의 동맹체계를 구축하는 동인이 되어왔다.

 

미국은 지역적으로는 세력균형을 이루고, 궁극적으로는 세력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미국 특유의 동맹시스템을 발전 시켜 왔다. 전 세계적인 미국의 동맹구조는 미국이 세계 2차 대전 이후 패권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구축되어 왔다. 미국은 냉전기 양극체제 하 소련과의 패권전쟁에 대응하기 위하여 유럽 및 아시아 지역에서 특유의 동맹 구조를 구축하였다. 이 고유의 동맹은 미국이 성공적으로 패권을 활용하여 자국 및 동맹국의 안보를 유지, 강화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탈냉전 시기가 도래했음에도, 미국이 구축한 동맹체계는 일부 지역에서 지속•강화되었다. 동맹에 기초한 전 세계적 세력배분구조는 미국의 군사적 단극체제를 확고히 하는 데에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군사적 단극체제의 유지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중국이 경제적, 군사적으로 급격히 부상하면서 세력경쟁 혹은 세력전이 현상이 가속화되는 점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중국은 과거와 비교하여 볼 때 경제적, 군사적으로 보다 공세적인 전략을 취해온 바 있으며, 이 전략의 변곡점으로는 미국 발 경제위기가 있다. 경제에 기반 한 미국의 상대적 힘이 하락하고 동시에 중국의 존재감이 급속도로 상승하게 되면서 중국의 전략도 ‘도광양회’ 혹은 ‘화평굴기’에서 보다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추구하는 모양새를 띄게 되었다.

 

‘동맹’ 에 대한 중국의 시각 역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1980년 대 초부터 중국 정부와 학자들은 독립자주 외교를 주창하면서 비동맹원칙을 그 핵심으로 내세웠다. 여기서 비동맹원칙이란 중국은 어떤 강대국과도 동맹을 맺거나 전략관계를 수립하지 않으며, 어떤 한 국가와 연합하여 다른 국가를 반대하지도 않는다는 외교방침을 말한다 (조영남, 2009). 그동안 중국은 천명한 비동맹 원칙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가지고 있는 전략적 이익을 고려하여, 북중 동맹을 유지하여 왔다. 현재의 북중동맹은 냉전기 ‘혈맹’이라고 일컬어지는 단계의 군사동맹이라고 간주할 수 는 없지만 한미 혹은 미일동맹에 대한 대응이라는 전략적 가치를 공유하는 형태로 이 동맹은 유지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국은 자국의 안보를 유지·강화하기 위하여 새로운 형태의 동맹정책을 펴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중 주요한 예시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상하이협력기구(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SCO)와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onference on Interaction and Confidence-Building Measures in Asia: CICA). 상하이 협력기구(SCO)2001년 중국과 주변국들의 국경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처음 구성되었으나 현재는 중국·러시아·인도 등의 역내 주요국을 포괄하는 주요 지역안보회의체로 성장했다. 이 지역다자안보기구는 중앙아시아 지역의 안보문제나 현안 뿐만 아니라, 미일동맹에 대한 중·러 간 공동대응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영남, 2009). 상하이협력기구의 회원국들은 상호간 안보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다국적 반테러 군사훈련인 ‘상호작용(Mutual Interaction)’ 또는 ‘평화임무(Peace Mission)’ 등의 합동 군사훈련 역시 진행해온 바 있다. 또한 중국은 2014년부터 CICA의 의장국을 맡으면서 이를 아시아판 다자안보협력기구로 발전시키려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CICA의 운영과 관련하여 아시아의 특성에 부합하는 새로운 안전협력 틀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을 배제한 안보협력체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 기구들은 현재 NATO와 같은 군사동맹의 형태를 띠고 있지는 않다. 안보협력뿐만 아니라, 경제, 에너지협력을 포괄하는 형태의 협력체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미일·한미 동맹이라는 역내 군사동맹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성격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주목할 만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미-중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의 동맹구조 차원에서도 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 변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우선, 미중관계에 있어서는 전면적으로 중국을 전략적인 경쟁자로 명시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미국의 재건’ 혹은 ‘미국우선주의 (America First)’를 기치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2018년 국가안보 전략 보고서에서 중국을 전략 경쟁자로 규정하고 기존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수정주의(Revisionist)세력’ 으로 명시한 바 있다. 아직은 명확하게 구체화 되지는 않았지만 인도·태평양 전략을 제시하면서 기존 동맹국인 일본·호주뿐만 아니라 인도와의 양자 간 안보협력을 강화하고자 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07년 제시하였다가 사장되었던 쿼드 블록(QUAD-Quadrilateral Formation) 구성 역시 구체화 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작년 11월 필리핀 동아시아정상회의(EAS)를 계기로 관련국 실무급 대표가 회동하기도 한 바 있다. 이 같은 쿼드 블록 구성은 대중국 견제 수단이라는 목표를 정확하게 견지하고 있다. 향후 쿼드가 구체화되게 되면, 한국이나 아세안 국가들과 같은 타 국가의 참여 필요성 등이 논의될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의 지역적 동맹구성 차원의 일부라고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미국은 중국의 영향력을 제어할 수 있도록 중국 주변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를 비롯, 한국, 일본과 같은 주요 동맹국들에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의 동맹국들에게 방위비를 증액하라고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특히 그는 "나토 회원국들은 GDP 2% 국방비 지출 약속을 이행하고 궁극적으로 GDP 4%를 국방비로 지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함으로써, 향후에도 유럽의 동맹국들이 동맹을 유지하는 데에 드는 비용을 지불해야 된다고 강조하였다. 동맹에 대한 부담금 증액 요구 강화, 관세부과 등이 지속되자 결국 2018 9월 유럽의회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70년 넘게 이어져 온 동반자 관계를 훼손하고 있다며 이를 비판하였을 뿐만 아니라 향후 양측 관계를 강화하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까지 했다.

 

‘미국우선주의’와 미국이 동맹에게 동맹 유지에 따른 유지비용을 전가하려는 정책은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시절 부터 한국, 일본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국에게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는 동시에, 동맹국들이 방위비 분담금을 증가하여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오고 있다. 만약 미국이 일본과 한국에게 주일·주한 미군 주둔과 핵우산 제공 등에 대한 대가로 더 많은 방위부담금을 지속적으로 요청하면서 지역 내에서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역내 안보 질서 유지에 더 많은 기여를 요구할 경우, 동맹 간 마찰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가 없다.(최강, 2016)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및 관세문제에 있어서도 향후 일본과의 거리를 좁히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일본을 제외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미국이 일본산을 포함한 수입 자동차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 역시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이처럼 트럼프 정부 하에서는 동맹과의 방위부담금 협상 이슈와 같은 안보적 갈등과 무역 및 관세부과와 같은 경제적 이슈에서의 문제가 함께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갈등 상황은 오랜 시간 유지된 미국중심의 동맹체제에 바로 변화를 야기하지는 않겠지만, 향후 균열을 필연적으로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고려해보아야 할 요소라고 생각된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지역적, 세계적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향후 어떤 동맹전략을 추구할 것인지 분석하는 것은 동맹연구와 강대국 국제정치 차원에 있어서 유의미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하여 우선 냉전기 양국의 동맹구조 특징을 상세히 알아보고, 다음으로 탈 냉전시기 미중 양국이 보인 지역동맹 시스템의 강화 또는 해체를 분석 한 뒤, 마지막으로 미중경쟁 시기 양국이 향후 어떤 전략을 가지고 동맹체계를 운영코자 할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우선, 냉전기 미국의 동맹체제의 구축과정과 그 특징에 대하여 논하고, 냉전기 중국이 추구해온 동맹 및 관련 정책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1. 냉전기 미국의 동맹구조 형성: 그 특징과 효과

 

2차 대전의 종식 이후 냉전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접어들면서, 소련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미국중심의 동맹 질서가 수립된다. 유럽에서는 194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결성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내 자유민주주의를 기치로 세운 국가들이 동맹체제를 수립하게 된다. 설립초기에는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영국, 미국, 프랑스 등이 회원국으로 가입하였으며, 이후 그리스와 터키, 서독, 스페인이 차례로 추가 가입하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는 다자안보동맹으로 회원국 일방에 대한 외부의 공격을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여 집단자위권에 근거한 공동방위정책이 그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전재성, 2009). 한편 아시아 지역에서는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을 계기로 미국은 역내 대소봉쇄정책을 위해 다각적인 대소 동맹을 구성하게 된다. 우선 역내 동맹의 주요한 축이라고 볼 수 있는 미일동맹은 1951년 안보조약 체결과, 1960년 미일상호안보조약이 체결되면서 구체화되었다. 역시 역내 주요 동맹 중에 하나인 한국과도 한국전쟁을 계기로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면서 양국 간 군사동맹을 공고화하기 시작한다. 동북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은 미국, 호주, 뉴질랜드 간에 3국 방위조약을 1951년에 체결하였을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조약기구 (SEATO) 1954년에 결성하기도 하였다.

 

냉전기 미국의 대소련 동맹구조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우선, 냉전기 대소봉쇄를 목적으로 했던 동맹이니만큼, 구체적으로 위협을 상정하여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측면이 있다.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적이 상정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 예 중에 하나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제2 당사국중 어느 일국의 정치적 독립 또는 안전이 외부로부터의 무력공격에 의하여 위협을 받고 있다고 어느 당사국이든지 인정할 때는 언제든지 당사국은 서로 협의한다. 당사국은 단독적으로나 공동으로나 자조와 상호원조에 의하여 무력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지속하고 강화시킬 것이며 본 조약을 실행하고 그 목적을 추진할 적절한 조치를 협의와 합의 하에 취할 것이다. 

“제3각 당사국은 타당사국의 행정지배하에 있는 영토와 각 당사국이 타당사국의 행정지배 하에 있는 들어갔다고 인정하는 금후의 영토에 있어서, 타당사국에 대한 태평양지역에 있어서의 무력공격을 자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공통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하여 각자의 헌법상의 절차에 따라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

2조와 3조의 내용을 살펴볼 때, 모두 무력위협 혹은 공통된 위협을 상정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적이 있다는 가정 하에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대서양 조약기구에도 다음과 같은 원칙이 적용되고 있는데, 이 역시 미국과 유럽 내 동맹국들이 타방으로의 무력공격, 영토의 침략 등을 상정하고 전쟁에 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3. 체결국들은 개별 또는 집단적인 무력 공격에 대항할 전력을 개별적 또는 집단적으로 발전시킨다.

4. 체결국들은 그 어느 국가라도 영토의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이 위협받는 경우나 기타 안보 문제에 직면했을 때, 문제 해결을 위해 협의한다.

5. 체결국들은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어느 체결국이든 무력 공격을 받았을 때 그것을 전체 체결국들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다음으로 냉전기 미국이 동맹 시스템 운영 전략 중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소련의 파워를 견제하기 위해서 ‘지역별로 상이한’ 동맹전략을 추구했다는 점이다. 우선, 유럽에서는 NATO라는 기구를 필두로 서유럽 동맹국가들과 공동으로, 다자적인 수단으로 세력균형을 이루고자 하였다. 반면 아시아지역에서 미국은 유럽과는 다른 형태의 동맹체제를 구축했다. 일본, 한국, 대만과 같은 국가들과 미국은 보다 양자적인 방식으로의 동맹을 꾀했다. 이 같은 미국의 지역별로 상이한 동맹의 구조적 차이는 미국이 동맹국가에게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강대국-약소국 간의 양자동맹 하에서 약소국의 경우, 더 큰 강대국의 영향력 하에 있을 수밖에 없게 된다. 양자동맹 하에서 미국은 상황을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동맹국가로 인하여 야기될 수 있는 다양한 불확실성, 뜻밖의 분쟁들을 억제할 수 있게 된다 (cha, 2016).

역설적으로 아시아지역에서의 분쟁을 보다 강하게 억제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하고자 했던 미국의 판단은, 전략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서유럽의 안보상황과 연계된다. 만약 아시아 지역에서 원치 않는 분쟁이 생길 경우, 이 분쟁의 진화와 해결을 위하여 병력의 이동과 사용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서유럽 지역에서의 전력공백이 발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미국은 오히려 아시아 지역에서 양자동맹형태를 취함으로써 동맹국가들의 우발적인 분쟁발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자 했던 것이다 (cha, 2016).

2. 냉전기 중국의 동맹구조: 붕괴 혹은 유지

 

한국전쟁 직전, 1950년 체결된 중국과 소련 사이의 <중소우호동맹 및 상호원조 조약> 은 사실상 동북아시아 지역을 본격적인 냉전체제로 변형시킨 주요 요인이라고 평가된다 (서진영, 2006). 중소 분쟁 시기가 도래하기 전까지 유지되었던 양국 간 불가분의 동지적 동맹관계는 소련과 연대하여 미국에 대항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 중국은 소련과의 군사동맹을 통해 자국안보를 확보한다는 소련일변도 전략을 냉전 초기에 추구하였다 (조영남, 2009). 이 같은 소련-중국 간의 동맹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이데올로기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소련-중국-북한에 이르는 사회주의 블록을 구성하여, 미국-일본-한국으로 이어지는 자유주의 블록에 대응, 대결한다는 근본적인 목적과 이익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중소 간의 ‘동맹’ 관계는 1960년대 중반 이후 양국 간의 이념논쟁이 격화되고, 1969년에 결국 양국 간 군사충돌이 발생하게 되면서 급격한 전환을 맞았다. 소련이 중국의 안보에 가장 위협이 되는 국가로 급격한 인식 변경이 이루어졌고, 1970년대에 중국은 궁극적으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하여 소련을 견제하는 전략으로 급선회하게 된다. 중국의 인식에서 직접적으로 ‘무력 충돌 및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는 대상이 미국에서 소련으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이런 급격한 변경 중소 간 동맹관계의 분열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올라가 보면, 중소 동맹에서 취할 수 있는 ‘이익’의 급격한 축소 그리고 공산주의 진영 내 소련과 중국의 패권경쟁의 돌입을  생각하여 볼 수 있다.

 

우선, 1950년대 후반기가 되면서 소련은 이미 미국과 견줄만한 초강대국으로 성장하고 양극체제 하에서 소련의 국가이익을 보장할 수 있다고 믿게 됨에 따라 ‘현상유지’ 세력으로서 강대국의 위치를 추구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서 냉전체제를 유지하는 틀인 ‘소련과 타 공산국가’라는 위계적 동맹관계를 지속하고자 하였다 (서진영, 2006). 이에 반하여 중국은 변화를 추구, 추진하는 도전세력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던 것으로 간주된다. 사실상 중국이 소련의 지원 없이 독자적인 혁명과정을 통하여 성장한 사실을 상기시켜 본다면 이는 더 확실해진다. 이에 더불어, 더 이상 소련 등 사회주의 동맹으로부터의 경제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중국으로서는 소련과의 위계적 동맹관계를 유지시켜 나갈 이유를 국가 이익  

차원에서 더욱 찾아 볼 수 없었다. 중국은 소련과의 동맹에서 군사안보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발전을 소련의 원조를 통하여 지속하고자 하였다. 소련의 자본과 기술에 의존하여 경제를 개발하고자 한 중국이 소련의 정책 수정으로 인하여 더 이상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되자, 중국은 과연 이 동맹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무엇인지 계산하여 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 동맹의 붕괴는 역내 패권 세력에 대한 세력변경 세력의 도전이며 국가이익의 충돌이다. 자국의 안보이익과 목적이 궁극적으로 동맹을 와해시킬 수 있는 원인으로 기능한 것이다.

 

와해된 중소동맹과는 달리, 흔들릴 수 도 있었던 북중관계는 양국은 전략적 이해의 공유, 인적관계 유지 등을 통하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동맹관계를 유지하여 왔다. 1961년 북한과 중국 간 체결된 <중·조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은 ‘조약 쌍방이 타국의 침략을 받을 경우 자동 군사개입’ 등의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군사조약으로, 이 역시 구체적으로 위협을 상정하여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측면이 있다. 이 북중간의 군사동맹은 사실상 ‘비동맹’ 원칙을 내세웠던 중국이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군사동맹관계라고 간주할 수 있다 (조영남, 2009). 그런데 이 북중관계의 ‘안정적’인 유지 역시 사실상 중국의 안보이익과 연관되어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이 지역마다 상이한 동맹전략을 폈던 이유가 불필요한 확전을 방지하고 자국의 가진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안보와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했던 것처럼, 중국 역시도 주변국의 불필요한 확전을 방지하기 위하여 평양과의 우호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베트남전에 지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중국지도부는 북한이 한반도에서 분쟁을 일으키는 것을 원치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역내의 안정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었다 (최명해, 2008).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중국은 북한이 저지를 수 있는 우발적인 행동을 통한 불필요한 분쟁 개입의 위협을 제거하여 자국의 안보를 확보하는 동시에, 사회주의 블록 안에서 북한이 소련으로 경사된 국가로 남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냉전기 중국의 동맹의 해체와 유지 사례들은 동맹이 단순히 이데올로기적인 유사성과 냉전구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국이 가지고 있는 전략목표와 이익과 가장 부합하게 동맹이 변화하는 것을 보여준다. 

 

 

참고문헌

 

-학술지-

서진영(2006) 21 세기 중국 외교 정책:'부강한 중국'과 한반도. 『폴리테이아』

조영남((2009)) "21 세기 중국의 동맹정책." EAI 국가안보패널 연구보고서』 pp.1-44.

전재성.(2009)"동맹의 역사." EAI 국가안보패널 연구보고서』 33 pp.1-27.

최명해(2008) "1960 년대 북한의 대중국 동맹딜레마와 계산된 모험주의'

최강.“트럼프 정부와 한미 관계 전망”_『아산정책연구원』

Cha, Victor D(2016). "Powerplay: The Origins of the American Alliance System."

Walt, Stephen M. (1985) "Alliance formation and the balance of world power." International security 9 p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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