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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위대한 쇼맨(2017),

행위의 창조성은 어떻게 쇼 비지니스가 되었는가.

 

장혜원 (언론과 민주주의, hodujang@naver.com)

 

억압된 세상을 비웃는듯 인간 본연의 실존과 해방을 투영하는 힘찬 노래를 부르며 갇힌 세상 속 대중을 위로하는 이들. 나와는 다른 시공간에서 나를 대리하여 해방된 이들.  하지만 댓가로 그들에 대한 '구매'를 요구하는 이들. 낮과 밤 그리고 새벽을 가리지 않고 전파가 있는 곳엔 그들이 있다. 바로 미디어 속 환영의 쇼 비즈니스 속 연예인이다. 왜 우리는 '실존' '자유'의 다양성을 쇼 비지니스를 객체로 밀려나 관망하며 대리 만족하게 되었는가?  20세기 초 미국 뉴욕 금융-산업-무역 자본주의와 '아메리칸 드림'의 열망이 재현되던 용광로와 같던 그 곳.  'This is Me'(곡 : 킬라 세틀)를 당당하게 외치며 노래하고 춤을 추면서 '행위의 실존'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지상위에 선포하는  영화 <위대한 쇼맨(원제 'The Greatest Showman', 감독 마이클 그레이시)  'P.T. 바넘'(휴 잭맨) 'Freak Show'에 모인 서커스단은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을 매우 원형적으로 제시한다. 구조의 본원적 부조리에 대한 저항이 곧 문화의 레토릭으로 탈환되어 재 판매되고 인간의 상호다양성에 의한 행위적 창조가 그대로 비즈니스가 되며 그 비즈니스에 소비자는 일상의 부조리와 소비의 해방에 양분된 기점에 놓이게 되는 현대사회의 가상화 된 자유와 해방에 대한 기표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함의를 품고 있는 영화다.

20세기 초 금융과 산업자본주의의 중심으로 도약하던 뉴욕, 금융업 뿐만 아니라 무역업과 제조업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바쁘고 복잡한 도시다. 이의 배경적 맥락에서 본 영화는 서양의 전 근대적 계급간 봉건주의 질서와 근대적 산업혁명의 합리적 자본주의 질서, 마지막 탈근대적 문화의 다양성이 융합되어 재()비즈니스화 되는 과정의 초기를 다룬다.  가난한 양복장이 아들로 태어난 P.T 바넘, 비록 가진게 몸 밖에 없는 보잘 것 없는 신분이다. 하지만 늘 꿈과 희망을 노래하며 사랑하는 여인 채러티((미셀 윌리암스)와의 긍정의 미래를 부정하지 않는다. 덕분에 신문팔이를 전전하다 선박회사 사무직 자리를 얻고 신분차이를 극복하고 첫 사랑 아내와 결혼에 성공한다. 곧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두 딸을 얻는다. 하지만 다니던 회사가 파산하고 당장 생계걱정을 하게 된 바넘.  전 회사에서 몰래 가지고 나온 선박권리증을 담보삼아 거액의 돈을 대출해 오래된 박물관을 매입하고 '꿈을 파는 비즈니스'를 시작한다. 바로 '서커스'. 그의 서커스는 비주류 배경과 사회적 열위의 지위 혹은 신체적 장애나 특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외된 이들'을 모으는 작업부터 시작된다. 온 몸이 털이 난 여성  '레티 러츠'(케알라 세틀), 난쟁이(샘 허프리),  흑인 남매 공중 곡예사(젠다야 콜맨) , 샴쌍둥이, 문신남, 키 큰 거인 등  '부모조차 외면했던 세상 가장 외진 곳'에 있었다고 스스로 고백하는 이들이 한데 모인다. 다음 단계는 그들의 특별함을 '쇼로 가공'하여 판매하는 것. ''에 모인 이들은 '부모조차 외면했던 비주류의 척박했던 삶'을 노래하며 '희망' '' '극복'이 가능한 인간 감정의 다양성과 긍정을 노래한다. 마치 어렸을 적 바넘이 부셔질 듯한 연약했던 척박한 삶의 군데 군데 세운 지랫대인 '' '바넘 쇼'를 이끄는 동력원이 되는듯 보인다.

매우 동적인 하지만 극히 정적인 포드주의 시대의 기계노동, 1 1물의 교환가치를 갖는 초기 자본주의 시대에 소득이란 생활의 자원이 곧 노동과 맞 바뀌는 시대의 암울 속에 잿빛 시간을 보내던 도시인들은 색다른 하지만 화려한 그리고 재밌을 뿐만 아니라 꿈, 희망을 노래하는 다양한 이들이 모여 춤과 노래의 향연을 펼치는 P.T 바넘의 Freak Circus를 보기 위해 모여든다. 표는 연일 매진을 기록했고 모든 사람들이 바넘 쇼를 통해 대리 만족 되는 희망을 '구매'하고자 한다. 희망은 표와 거래된다. 당대의 내노라하는 언론 평론가는 바넘의 쇼를 싸구려 난잡한 잡동사니 쇼로 비하했고, 보수적 사회단체는 연일 바넘쇼에 대한 항의 집회를 열지만 그의 서커스에 대한 대중사회의 열망은 식을 줄 모른다. 바넘은 가난한 양복장이 아들에서 신문팔이에서 월급장이에서 다시 쇼 비지니스 큰 손이 된다. 모두 꿈을 위해서 열심히 살았고 그를 산업화 사회에 열심히 세일즈 한 덕택이었다. 꿈은 커져간다. 하류문화라는 오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상류층에게 문화적 인정을 받기 위한 세일즈를 위해 뉴욕 상류층 사교 비즈니스 전문가  '필립 칼라일'(잭 에프론)을 영입하는가 하면 유럽 대륙에서 가장 사랑 받는 오페라 가수 '제니 린드'(레베카 퍼거슨)와 함께 미국 전국 투어를 기획하고 실행한다. 양복쟁이의 아들의 바넘의 꿈의 서커스와 미망인의 딸 제니 린드가 노래하는 행복의 진정한 의미는 비즈니스가 되어 가공된 자리에서 울리고 퍼지며 기업가와-소비자, 다시 스타와 관객의 관계로 연결되고 이어진다.  그들은 행복을 노래했지만 대리된 행복이었고 해방을 외쳤지만 구매된 해방이었으며 꿈을 이루었지만 한 사람의 꿈이 이루어졌을 뿐이었다. 그렇게 갇히고 억압된 세상에서 대중 대신 '꿈'을 꾸고 '해방'을 하고 '자유'에 대한 외침은 대리되어 판매되기 시작했다. 영화가 보여준 바넘의 세상은 인간의 탈주를 위한 꿈의 공간이 판매자-소비자의 관계로 연결되는 그곳 자본의 꿈을 대신 이루어 주고 막을 내린다.

독일의 사회학자 한스 요아스(Hans Joas)는 그의 저서 [행위의 창조성(Die Kreativitat des Handelns)(1992) 역 : 신진욱 (2009), 한울아카데미]를 통해 행위 하는 인간의 모습은 하나의 구조와 세계 속에 발현되는 개별자의 존재 양식이라 보았다. 데카르트적 인간의 행위는 자아-세계, 정신-육체를 통해 반복되고 확장되는 것으로서 인간의 모든 행위는 구성적이고 구조적 체험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메를로-퐁티의 상호육체성(intercorporéité)) 순간적 일시적 상황에 대한 개별적 인간의 행위는 그 자체로 창조적 행위성을 갖게되며 이를 통해 인간과 사회는 이원적 가치와 규범질서를 형성하게 된다.  그렇다면 개인과 사회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유고슬라비아 출생의 대륙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은 [이데올로기라는 숭고한 대상(The Sublime Object of Ideology(1989) 역 : 이수련(2002, 인간사랑]에서 라캉의 정신분석이론과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론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상품에 대한 물신성이라는 거대한 이데올로기가 인간의 행위와 언어적 기표로 관계맺음으로써 기의를 넘어선 상징 명령에 종속되게 되는 현상을 지적한다. 실존을 위한 실재적 조건들과의 상상에 대한 표상과 재현을 통해 소통하는 인간은 곧 자본주의 사회라는 이데올로기안에서 물질에 대한 상징 기표를 통해 관계 맺음을 거듭하게 되는 것이다. 개별 인간의 구조 내 행위적 창조성은 곧 상품의 물신성으로 호명되고 다시 발화/표현/기의/기표의 과정을 통해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더욱 공고화 되는 곳. '매진 되는 티켓'이 되는 '꿈'을 꾸어야만 하는 곳이 바로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의 세상이다.

           극의 초반, 다만 상류층 집안의 아이와 장난을 쳤단 이유만으로 뺨을 맞고 비인격적 취급을 받는 가난한 양복장이의 아들이 꾸던 '행복을 위한 ' 안에는 사랑하는 채러티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국한된다. 그리고 극의 중반, 바넘은 사랑하는 채러티와 딸이 있는 행복한 가정을 등지고 제니 린드와 전국 순회공연에 나선다. 이유는 '' 이루기 위해서다.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이데올로기 안에서 인간이 갖는 '', 관념적이지만 본원적 인간의 '' 사회라는 구조를 만나 하나의 '개별성' 얻고 행위로서 창조성을 얻게 된다. 하지만 '' 목적이 결국 '물신성' 호명되는 사회라면 어떨까? 어떤 '' 꾸더라도 혹은 '' 꾸기 위해서 인간과 관계 맺어지는 모든 무의식적 실재의 중심엔 '자본'이라는 거대한 호명의 축적 요소가 있다면 어떨까?

바넘의 꿈은 왜 티켓판매를 통해서만 우리에게 관계 맺어지는 것일까? 우린 '꿈'을 '구매'하는 것 외의 새로운 '관계'에 대해 어떤 상상을 할 수 있을까? 100여년 전 미국 자본주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소년의 꿈'이었단 것, 그리고 사회는 그 '꿈'은 '판매' 되었을 때 이루어 졌단 것. 우리는 우리의 '꿈'을 판매하기 위해 꾸는 것 아닐까. 그리고 남의 '꿈'을 '소비'하고 있는건 아닐까. 개별자의 삶과 거대한 구조를 연결하는 '꿈' 그리고 '티켓' 두 개의 관계적 역설을 회귀한 영화, <위대한 쇼맨>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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