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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와 이데올로기: 미중경쟁의 새 시대

 

 

 

이진원(평화안보·영문학, leestar188@gmail.com)

 

 

미중 경쟁과 이데올로기의 부활

 

이데올로기는 한동안 역사와 정치에서 지워진 개념이었다. 1960년대에 다니엘 벨은이데올로기의 종언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책에서 19세기에 등장한 이데올로기의혁명성이 소진되고, 마르크스주의를 필두로 한 사회 변혁을 이끄는 이데올로기들은 이미 끝을 맞이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다원주의적인 정치, 복지국가, 과학기술의 발전 등이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촉진하였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데올로기의 종언에 강조를 하면서도, 마침표가 찍혀진이데올로기는 급진적인, 사회 변혁적인 이데올로기에 한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모든 일반 이데올로기의 퇴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김호기, 2017).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이데올로기의 종언에 그치지 않고, 사회주의 몰락과 함께역사의 종말을 다뤘다. 그는 헤겔의 아이디어, 정반합의 개념을 통하여역사의 종말을 이야기했다. 혁명적인 이데올로기뿐만 아니라, 일관된 진화의 과정으로서의 역사는 끝났다고 후쿠야마는 주장했다. 그는 1989년의 논문을 통하여, 하나의 정부 형태인 자유 민주주의가 군주제나 파시즘, 공산주의와 같은 여타 이데올로기를 무너트리고, 결국 이 자유민주주의가 인류 이데올로기 진화의 종점, 역사의 종말형태로 존재한다고 이야기하였다. 사회를 변혁하는 이데올로기와 이를 향한 개개인들의 순수한 에너지는 끝을 맺고, 사람들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하에서 더 많은 재화를 갈구하는 욕망이 가득한최후의 인간이 된다는 것이다. (후쿠야마, 1992)

 

그렇다면, 후쿠야마의 예언대로, 과연 역사는 자유민주주의 형태로 종결되었는가? 많은 학자들은 여기에 이견을 남기고 있다. 소련으로 대표되는 공산주의 이데올로기가 전 세계 곳곳에서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까지 붕괴되면서, 역사의 종언은 현실화되는 듯하였다. 공산주의 국가를 표방하는 중국 역시,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을 기치로 급격한 시장화와 자본주의를 받아들였고, 오히려 중국이 세계경제에 주요 행위자로 성장케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눈부신 경제적 발전은 정치체제 –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유민주주의로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일당(공산당) 독재 형태의 중국 권위주의와 형식적인 민주주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상 푸틴이라는 새로운 차르를 필두로 하는 러시아 지도부는 독재와 권위주의라는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연구위원인 로버트 케이건은 2008년도에 ‘The return of history and the end of dreams (돌아온 역사와 깨진 꿈)’을 저술하였으며, 이 책에서 역사는 종결되지 않았으며, 자유민주주의의 형태로 역사의 발전이 종결될 것이라는 미국으로 대표되는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꿈은 깨져버렸다고 주장했다. 역사는 사실 종언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변화하지 않았다. 지난 20세기의 강대국 간의 이데올로기 경쟁은 21세기에도 분명하게 재연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미중 간에도 경제 분야의 상호의존성이 있지만, 이러한 경제적, 무역 관계로는 이념 간 경쟁을 억누를 수 없다는 것이다. 두 국가 간에 경제 의존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두 국가 간에 분명한 상호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고, 무역 관계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정학, 이념상의 갈등과 부정적인 영향 역시 주고받게 만든다.

 

최근의 미중 관계는 이러한 경향성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준다. ‘America First’를 기치로 걸고, 트럼프는 미중간의 무역 불균형을 해결하겠다고 주장하면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분명 미국이 중국산 제품이 없다면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그리고 중국 역시 미국에 수출 할 수 없으면 경제성장에 큰 타격을 입을 정도로 양국 간의 상호의존도는 크게 증대되었으나, 이 상호 관계 속에서 싹튼 불만과 불안은 결국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최근 양국이 보여준이데올로기에 대한 강조는 미중이라는 강대국 간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National Security Strategy(NSS) 2018을 발표하면서, 중국에 대해서 ‘Revisionist(수정주의)’ 국가라고 칭한 바 있다. , 중국을 기존의 체제나 이념에 적대적이며 이에 대하여 도전하는 국가로 규정한 것이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19차 당 대회에서 중국이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은 신시대 (New Era, 新時代) 이다. 중국의 새 개념새시대/신시대중국을 일으켜 세운다는 마오저뚱의 사상, 경제부국화(흑묘백묘론) 의 덩샤오핑의 사상에 이어 중국을 강력하고 주도적인 사회주의 국가로 세우는 데에 그 초점을 맞췄다. (China as a great modern socialist country.) 이를 통하여 시진핑은 마오저뚱, 덩샤오핑과 동일한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새로운 중국의 프랜차이즈는 시 주석을 자신만의 사상을 가진 새로운 중국의 아이콘으로, 절대적인 힘을 가진 리더로 부상시키는 데에만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을 강대국화하고, ‘역사적인 맥락 하에서’ ‘중국식 사회주의의 성공을 위해 경주할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였다. 중국은 타 강대국이 갔던 길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며, 자국이 구성하는 새로운 중국만의 경제 체제, 중국이 가진 발전 모델, 이데올로기를 통하여 강대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나아가겠다는 표현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중국의 인식 변화에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의 미국 발 경제위기가 있다. 미국의 절대적인 패권이 흔들리고, 상대적으로 중국의 부상이 두드러진 시기였다. 이 이후 중국의 정책은 남중국해 지역의 정책을 비롯, 보다 공세적인 정책으로 나아갔다고 볼 수 있으며, 자국이 가진 힘을 다양한 지역(동남아, 아프리카, 한반도 등)에 투사하고자 했다. 시진핑의 중국은 30년 내에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으로 진입하고자 한다. 미국과 다른, 중국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공산주의가 제3세계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냉전 말기에 떠오르던 민주주의 강대국들이 1989년 이후 거의 완벽한 승리를 거두면서 1980년대와 1990년대 민주화 물결에 기여했다. 그렇다면 지금 떠오르고 있는 강력한 두 독재국가가 그 균형을 다시 바꿀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논리적이다. 독재주의가 국제사회에서 매력이 없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오늘날 중국은 지난 수십 년간의 놀라운 성장 덕분에 점진적인 경제개방과 폐쇄적인 정치 체제를 결합한 중국식 발전 모델이 많은 국가에 훌륭한 선택이 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것은 성공적인 독재주의 모델, 즉 정치 자유화 없이도 발전과 안정이 가능하다는 청사진인 셈이다. ” (82p, 돌아온 역사와 깨진 꿈)

 

인간은 국가를 창조하고 국가 안에서 생활한다. 그리고 사랑, 증오, 야망, 명예, 두려움, 수치심, 애국심, 이데올로기, 신념 등을 위해 싸우고, 심지어 목숨까지 바친다. 이처럼 계산할 수도, 볼 수 도 없는 것을 위해 싸우는 것이 인간의 특성이며, 국가는 이런 인간들로 구성돼 있다. 지금도 그렇고 지난 수천 년간 그랬다. ” (93p, 돌아온 역사와 깨진 꿈)

그 국가가 지니고 있는 독자적인 정치 체계, 경제 모델과 발전의 목표, 독자적인 세계를 보는 시각, 이 모든 개념을 포괄 할 수 있는 개념은 바로 이데올로기이다. 중국역시 미국과는 다른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한 정치체제를 통해 미국과는 다른 자국만의 특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중국의 학자들은 이러한 새로운 중국식 사회주의가 향후 중국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일궈낸다면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중국을 선전할 수 있는 매력, 힘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제정치 내에서 이데올로기는 무엇인가?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가? 미중 세력경쟁 및 향후 다가올지도 모르는 미중 간의 세력전이 과정에서 이데올로기는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

 

1. 국제정치 이론과 이데올로기

 

이데올로기의 사전상의 정의는 여러 가지 생각과 관념이 뭉친 덩어리이다. 이데올로기는아이디어(Idea)’와 같은 어원을 가지며, 통상적으로 한 개인의 아이디어나, 시각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데올로기의 의미는 독일의 사회학자 카를 멘하임(Karl Mannehim) ‘total ideology’라는 개념에 의해서 확장된다. 카를 멘하임은 이데올로기가 사회현상을 해석하고 평하가하는 기준이 되는 신념들의 집합이라고 정의했다. 각 행위자들이 그들을 둘러싼 세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 생각을 하는 방식들과 카테고리의 총체로서의 이데올로기를 주장했다. (카를 멘하임, 1936). 뿐만 아니라, 후쿠야마 역시 그의 저서에서 이데올로기를 정의함에 있어서, 이데올로기가 단순히 정치적 독트린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종교, 문화, 도덕적인 가치의 총체라고 얘기한 바 있다. (프란시스 후쿠야마,1989);

그렇다면, 이렇게 여러 개념들이 상존하는 이데올로기라는 개념은 어떻게 국제정치 이론과 현실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인가? 현재 존재하고 있는 국제정치의 이론들은 이데올로기에 대해서 정확하게 다루고 있는가?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이데올로기와 정통성을 강조하며, 그의 저서역사의 종말에서 현실주의 이론의 현실설명력에 대해서 비판 한 바 있다. 사실 현실주의의 견해에 따르면 타 국가를 견제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혹은 기준으로 상대의 체제나 이데올로기보다도 국력을 제시하고 있다. 절대적인 국력 (특히 군사력을 의미한다.)의 균형(Balance)을 이루기 위해서 이합집산을 이룬다. 냉정한 세력균형 정책하에서는 국가들은 타 국가들의 이데올로기나 보복의 관념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또한, 이어서 발전하게 된 구조적 현실주의 (케네츠 월츠) 에서는 국가 간의 분쟁과 평화의 가능성을 구조에서 찾는다. 단극, 다극 체제와 같은 국가 간의 힘의 배분 자체, 즉 구조가 가장 유효한 변수라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주의가 가진 인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프란시스 후쿠야마는국가는 단순히 힘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는정통성이라고 하는 개념에 의해서 나타난 다양한 목표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강조하였다. 단순히 국가는 힘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다양한 가치와 목표를 추구하고 있는 집단이라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타 국가에 대한 인식과 그 국가에서 느끼는 위협 역시도 단순히 한 국가의 힘이 증대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어떤 국가에 대한 위협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는 힘의 증강에 의해서 객관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데올로기의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현실주의가 국가 간의 경쟁과 분쟁을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은 현실주의가 주장하는 원칙이 시대를 초월한 진리를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기보다 오히려 당시의 세계가근본적으로 다른, 또한 서로 반목하는 이데올로기를 가진 국가들 사이에 확실히 분할되어 있었기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프란시스 후쿠야마, 1992)

비록 이데올로기의 종말이라는 예상은 빗나갔지만, 이데올로기가 국가 간의 전쟁과 평화를 설명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변수라는 프란시스 후쿠야마의 주장은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주장대로에 기반한 현실주의적 시각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강대국 간의 경쟁을 설명하는 데에 부적합하다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상대 국가를 판단하는 데에 있어서 국력 (power)은 큰 설명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변화하는 국가 간의 관계와 구조는 어떻게 설명하는 것이 가장 적합할 것인가? 팽창하는 힘을 가진 국가가 기존 패권에 도전한다면, 한 국가의은 어떻게 정의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두 강대국 간의 세력 경쟁과 힘의 전이에 대하여 논의한 주요 이론으로는 오르간스키의세력전이이론이 있다. 세력전이론자들 역시 기존 국제정치학의 주류를 이루었던 세력균형론이 국력의 변화와 그 변화가 야기할 수 있는 국제 정치 구조의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세력전이 이론은 냉전 이후 미중관계를 분석하기 위하여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향후 국제정치의 구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중 관계의 변화에 설명력을 가진 이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세력전이 이론은 현상유지 국가를 현상타파(revisionist) 국가와 구별하고, 현 힘의 분배 상태와 질서에 도전하는 현상타파 국가가 존재할 때 실제 패권국과 도전국 간의 분쟁이 나타난다고 보았다. 또한 세력전이 이론에서는 국력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을 국가 내부에서 찾고 있다. 특히, 국가 자원(경제력, 인구, 자원 등)과 이를 동원하는 정부의 능력(political structure)을 국력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간주하고 있다. (오르간스키, 1958) 세력전이 이론에서는 크게 두 가지의 주요 변수가 있다. 상대적 세력()과 국제질서에 대한 만족도가 그것이다. 국력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동태적인 요소로서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도전국이 느끼는 국제 질서에 대한 만족도를 세력전이를 일으키는 주요 변수로 책정함으로써 확률론적인 이론을 구성하였다. 이 같은 세력전이 이론의 특징은 상대적으로구조자체가 분쟁과 평화를 설명할 수 있다는 세력균형론이 가진 현실 설명력을 보충 혹은 대체 할 수 있다. (Ronald L.Tammen, 2008) 그렇다면, 이데올로기는 어떤 방식으로 세력전이 이론의 주요 변수들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인가?

 

 

 (power)’과 이데올로기 : 세력전이 이론의 변수 1

 

주로 국가의 힘(세력)상대국가를 자국의 요구에 따르게 만들도록 강제하거나 설득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오르간스키, 1980) 세력전이 이론에서도 상이하게 배분된 힘은 국제 체제에서 위계질서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가 되고 있다. 상의한 힘의 배분에 따라, 지배국강대국중견국약소국의 형태로 국제 체제는 나누어진다. 그렇다면, 힘을 구성하는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을 수 있는가? 오르간스키와 쿠글러는 국력의 3대 요소로서, 인구. 경제발전/생산력(Economic Development), 그리고 정치체제 (Political Structure)의 효율성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부가적으로, 국가도덕(의욕, National Morale), 자원, 지리/지정학(Geography)을 힘(국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로 제시하였다. 이렇게을 구성하는 요소들 중에서 이데올로기와 관련되는 요소들로는 정치체제와 국가도덕이 있을 수 있다. 오르간스키는 결국 한 국가가 보유한 자원을 가지고 다른 국가에게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서는 이를 활용하는 주체인정부’, 즉 정치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국가도덕, 즉 얼마만큼 국민이 국가의 정책을 따르고 존중하는지에 대한 중요성도 명시하였다. 특히 전시상황의 경우, 군사들과 국민이 국가의 정책을 따르지 않는 경우 승리할 수 없기에, 국가의 도덕은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오르간스키, 1958) 이러한 국가(전 국민적) 도덕은 궁극적으로 권력의 주요 요소로 제시된 정치체제의 효율성에도 큰 영향력을 가진다. 그렇다면, 이 정치체제의 효율성은 어떻게 측정될 수 있는가? 오르간스키의 경우, 정치체제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척도로서 세금을 실질적으로 부과하고 이를 걷을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하여 각 국가의 정부의 효율성을 측정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방법에는 단순히 세금을 부과하고 거두는 능력이 국가의 정치체제의 효율성의 주요 지표로서 대표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따른다. 한 국가의 정치체제와 그 효율성은 궁극적으로 그 운영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이데올로기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도덕의 경우 역시, 각 국가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 각 개인이 세계를 보는 시각과 방식, 즉 이데올로기가 큰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를 수치로 측정하는 것은 어렵고, 불가능한 작업이 될수 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장기·단기적 역사적 추적과 이를 통한 분석은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현 체제에 대한불만족  이데올로기 : 세력전이 이론의 변수 2

 세력전이이론에 따르면, 현재 체제를 구성하는 국제 질서의 수립과 유지과정에서 제외되었거나 역할이 제한되었던 국가들 그리고 현 국제 질서에서 혜택을 적게 받는 국가들의 경우 국제 질서가 불공평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현 질서에서 혜택을 받고 있으며, 현재 위계질서의 상층부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현존 국제 질서가 장기적으로 자국의 핵심이익에 불리하다고 느끼는 국가들의 경우 불만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약 국제 질서가 후발 국가들에게 더욱 유리한 방향으로 구성되었다면, 이들이 더 빠르고 강한 국가로 성장할 가능성 역시 존재하는 것이기에, 후발국가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체제에 불만족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Lemke and Reed, 2008)

현 체제에 불만족한 국가들은 현상유지세력(기존 패권국)을 적대적으로 느낄 가능성이 증대되어, 자국이 중심이 된 새로운 질서와 규범을 세우고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를 현재의 국제질서에 적용하여 생각하여 본다면, 미국 주도의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가 현재 체제의 원칙적 기반, 즉 체제의 이데올로기를 구성하고 있다. 미국은 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경제 질서에 기반 한 현 체제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볼 수 있을 것이며, 중국은 자유시장경제를 채택함으로써 큰 경제적인 성장을 이루었지만, 현 국제 질서를 구성하는 데에 배제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현 체제에 불만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자국만의 새로운 질서와 규범을 구성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으며, 이 때 강조하는 큰 원칙이 중국만의 이데올로기- 중국식 사회주의로 나타날 수 있다. 이 때 중국이 주장하는 중국식 이데올로기에 대한 분석은 향후 미중 관계의 방향성에 있어서 주요 요소라고 간주될 수 있다. 이는 현 체제에 대한불만족을 가장 명확히 보여줄 수 있는 지표이자, 미중 간 세력경쟁의 표식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결언

           이데올로기라는 개념은 사회학정치학 등 사회과학의 주요 주제로서 지속적으로 연구되어 왔다. 국제정치학과 관련되어서는역사의 종언을 통해 논의되었으며, 현시점에서는 역사의 종언이 끝나고 국제정치 내에서 다시금 이데올로기가 부활했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지속되고 있다. 동시에, 국제정치학에서는 미중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논의와 이에 대한 연구 역시 꾸준하게 진행되어 왔다. 향후 미중관계의 방향성과 변화는 전체 국제정치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주요 담론이다. 그런데, 미중 간의 세력전이 현상을 보다 풍부하고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인구의 증대 및 군사력, 경제력의 증대가 언제 미국을 추월하게 될지 여부만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 세력전이이론에 있어서도 미중간의 관계를 보다 적실하게 설명하고 예측하기 위해서,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는 양국 간이데올로기문제를 추가적으로 고려하고, 검토해 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위에서 언급된 세력전이 이론을 비롯하여, 이데올로기를 국제정치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이 이데올로기가 주요 변수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이 글에서 언급된 내용을 넘어서서, 보다 심층적·다층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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