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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기정의 (전환기정의)
2017.09.26 20:24

[칠례] 피노체트 군정시절의 인권유린과 과거사 정리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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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군정시절

  1973년 9월 11일 살바도르 아옌데의 사회주의 정부를 무너뜨리고 약 17년 동안 군부의 칼 아래 칠레를 통치했던 피노체트에 대해서는 아직도 국민의견이 양분되어 있지만, 그의 통치시절 칠레의 인권이 무참히 짓밟혀 졌다는 것은 그 어느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피노체트는 1915년 발파라이소에서 태어났다. 산티아고 소재 베르나르도 오히긴스 사관학교(Escuela Militar del Libertador Bernando O'Higgins)에 지원해 나이와 자격미달로 두 번이나 떨어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17살이 되던 해 결국 입학허가를 받는다. 육군으로서 두드러진 자질을 보여 졸업 후 곧바로 부교장을 지냈고, 1956년 제6사단장, 1969년 육군참모장, 1973년 대장으로 육군총사령관이 되었다. 같은 해 9월 11일 육군, 해군, 공군 및 경찰군 총사령관의 자격으로 군사평의회를 결성하여 쿠데타를 일으키며 아옌데 정권을 전복하였다.

  아옌대 대통령은 쿠데타 군에 대항해 직접 권총을 들고 끝까지 투쟁하다 대통령궁인 모네다궁(Palacio de la Moneda)에서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로부터 선물받은 총기로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피노체트의 17년간 군사독재 시기에 수만 명의 고문 피해자가 발생했으며 학살피해자 및 행방을 알 수 없는 실종자도 3천명이 넘는다. 국립 경기장(Estadio Nacional)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학살당한 뒤 화장되기도 하였다.

  1974년 피노체트는 대통령에 취임, 신헌법을 제정했으며, 1981년 신헌법에 따른 초대 대통령이 되었다. 초반의 반짝 경제성장 이후 계속된 경제위기와 국민의 민주화 요구에 저항하다 1986년 암살 미수사건을 겪었으며, 1988년 대통령 집권연장 국민 찬반투표에서 패하여 1990년 대통령직을 마쳤다. 권좌에서 물러난 그는 런던에서 요양하던 중, 독재 당시 정권을 비판한 스페인 사람들에 대한 납치 80건과 관련된 국제 수배령으로 1998년 영국 사법 당국에 의해 체포되었다.

  2010년에는 피노체트 군사정권 시대의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인권박물관(Museo de la Memoria y los Derechos Humanos)이 산티아고에 건립되었다.

2. 국민이 선택한 첫 대통령 엘윈

  칠레의 민선 초대 대통령인 엘윈(Aylwin)은 피노체트 군부에 의해 유린된 인권을 되살리고, 진실을 규명하여 피해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겠다는 선거 공약을 내세웠던 엘윈은 1990년 3월, 문민정부 첫 대통령에 당선되어 약속에 따라 같은 해 4월 25일, “진실과 화해를 위한 국가위원회(comisión Nacional de Verdad y Reconciliación)“를 설립하였다. 라울 레티그를 위원장으로 한 위원회는 피노체트 군부정권하 자행된 인권유린 실태의 명확한 조사와 증거수집, 보상방안과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적, 행정적 조치 등의 임무를 갖고 조사에 착수하였다. 이렇게 1991년 2월 8일 완성된 레티그 보고서는 군부의 수동적인 협조와 피노체트의 치밀한 전략 및 우익정당 등에 의해 커다란 성과를 거둘 수 없었지만, 국가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과거 범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수용하도록 촉구하고 희생자들의 존엄성 회복을 의미하는 도덕적, 물질적 보상을 제공하도록 건의하였고, 비록 인권유린을 자행한 군인들을 사법처리할 수 는 없었지만, 군부를 과거사를 변호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수세적 상황으로 몰아세웠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3. 칠레의 두 번째 문민정부 프레이 정부

  엘윈 정부가 군부에 대한 문민우위원칙을 확립시키고자 군부측과 어느 정도의 긴장관계를 유지하였다면, 두 번째 문민정부인 프레이(Frei) 정부에서는 군부와의 갈등을 야기 시킬 수 있는 민감한 정치적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가급적 삼가고 군 현대화, 국방정책 개발 등 실무적 문제에 치중하면서 군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였다. 이로 인해 프레이 정부가 인권유린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거의 중단하게 되었을 무렵 당시 피노체트의 영국구금 사건은 칠레내의 인권유린문제 해결노력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전기가 되었고, 이와 동시에 실종자 가족협회의 압력으로 인해 프레이 정부는 1999년 8월 21일 18명으로 구성된 “민-군 대화협의체”를 설립하여 9개월간 22차례의 회의를 통해 실종자 행방파악 방안 건의 및 인권유린이 발생한 역사적 상황의 규정 등을 목적으로 활동하였다.

4. 과거사 정리에 힘썼던 라고스

  여당연합(Concertacion)의 세 번째 대선 후보 리카르도 라고스(Ricardo Lagos)는 2000년 3월 11일 6년 임기의 대통령에 취임하였으나 영국구금에서 석방된 피노체트의 귀국으로 인해 취임 초기부터 피노체트의 사법처리와 인권문제에 휩싸이게 되었다. 특히 사법부의 피노체트 면책특권 박탈 결정에 라고스 정부는 어떠한 정치적 합의가 도출되더라도 사법처리절차는 계속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으나, 산티아고 항소법원은 2001년 7월 9일 피노체트의 고령으로 인한 치매를 재판 불가 사유로 들어 형사소송 심리를 정지시키게 되고, 며칠 후 피노체트는 종신직 상원의원 포기와 모든 공직으로부터의 은퇴를 발표하게 된다. 이후 라고스는 신속한 사법처리 협력 및 피해자 보상제도 개선, 인권보장을 위한 제도적․법적 개혁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힘썼고, 정치적 이유로 구금되어 고문 받는 사람들의 신원을 파악, 명단을 작성하고 보상조치를 건의하기 위해 2003년 11월에는 세르히오 발레치 신부를 위원장으로 하는 “정치구금 및 고문에 관한 국가위원회”를 대통령 자문기구로 설립하였다. 

   그렇지만 라고스 대통령은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조치가 군부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아야 함을 강조하였으며 군부정권하의 인권유린에 대한 책임문제와 관련 개별책임보다는 군기관으로서의 책임을 시인하도록 추진하고 군 전체의 명예를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과거사를 정리하려고 하였다. 반면, 친군부 우익세력은 아옌데 좌익정부의 실정 및 이로 인한 사회적 혼란의 책임은 묻지 않고 군부정권하의 고문피해 사실만 부각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제 칠레사회 전반에 군정의 유산을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고 보수적인 교회도 ‘망각과 화해’보다는 ‘기억과 용서’의 접근법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지만, 피노체트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국민화합이 실현되기에는 좀 더 많은 세월이 걸릴 것으로 관찰된다. 지난 2006년 11월 피노체트는 산티아고에서 91세를 일기로 사망하였다.


최초 등록일 : 2009년  1월 12일
최근 수정일 : 2013년  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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